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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이 새로이 노출되었을 때 광택을 내고 전기와 열을 잘 전도하는 물질인 금속은 전성(넓고 얇게 펴지는 성질)과 연성(철사처럼 길게 뽑히는 성질)이 크며, 철과 같이 화학 원소 자체로도 존재하고 스테인리스 스틸과 같은 합금으로 존재한다.
금속 철로 이루어진 에펠탑. (출처: Pixabay)
물리학에서는 절대 온도 0K에서도 전기를 전도할 수 있는 물질을 금속으로 간주하는데, 금속으로 분류되지 않는 원소나 화합물도 고압에서는 금속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비금속인 아이오딘도 대기압의 4만~17만 배의 압력이 가해지면 점차 금속이 된다. 반면에 소듐과 같이 금속으로 분류되는 몇몇 물질은 대기압의 이백만 배 정도의 고압에서 비금속성을 갖는다.
화학에서는 물리학적 정의에 의해 금속으로 분류되지만 잘 부서지는 비소와 안티모니를 준금속으로 간주한다. 118개의 주기율표 원소 중에서 대략 95개가 금속인데, 이 개수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분류 기준이 없어 금속, 비금속, 준금속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에 부정확하다.
주기율표 상 금속성의 경향(노란색의 비금속 원소를 제외한 원소들이 금속 또는 준금속으로 분류된다.(출처)
지각의 25%를 점하는 금속은 현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이다. 강도와 탄성 면에서 몇몇 금속은 고층 빌딩이나 교각 건설에 골격을 형성하는 데 필요하고, 자동차, 가전제품, 수송관, 철도, 공구 재료로도 쓰인다. 역사적으로 귀금속은 동전으로 사용되었으나, 현대의 동전은 귀금속이 아닌 23개 이상의 원소로 만들어지고 있다.
금속의 역사는 11000여 년 전의 구리 사용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 은, 철(운석), 납, 놋쇠는 기원전(BC) 500만년 즈음 청동이 최초로 등장하기 전에도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의 금속 발전은 강철의 초기 생산, 1809년 소듐과 같은 가벼운 금속의 발견, 현대적 강철 합금 및 더 정교한 합금의 개발로 이어졌다.
목차
금속의 역사
자연 상태에서 얻어지는 구리는 돌이나 자갈과는 달리, 뚜렷한 외형, 중량, 연성을 가진 최초의 금속이었을 것이다. 금, 은, 운석 철, 납도 선사 시대에 발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놋쇠도 이 시기에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금속 장신구, 도구, 무기 등은 금속 고체의 전성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아주 오래전부터 종종 발견되던 니켈을 함유한 운석 철도 쓰였다고 여겨진다.
고대구리와 비소 또는 주석의 합금인 청동의 발견으로, 인간은 이전에 가능했던 것보다 더 단단하고 내구성 있는 금속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청동으로 만든 기구, 무기, 갑옷, 장식용 타일 등이 제작되었다. 초기에 청동은 자연적 또는 인공적으로 구리와 비소 원광을 제련하여 만들었다. BC 300만년 후반에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 청동의 재료가 되었다.
금속 중에 유일한 액체인 수은은 BC 2000년 이전에 고대 중국과 인도에서 알려졌고 BC 1500년 이집트 무덤에서도 발견되었다.
중세 시대아랍과 중세의 연금술사는 모든 금속과 물질이 금속의 아버지이자 연소성을 지닌 황(sulfur)의 원리와 금속의 어머니이자 유동성(liquidity), 가융성(fusibility), 휘발성(volatility)을 가진 수은의 원리로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이 원리는 모든 금속이 적절한 열과 시간이 주어지면 불순물 제거 등을 통해 금이 될 운명이라는 신념을 강화했고 연금술의 지식과 방법을 통하여 그 믿음이 더욱 공고해졌다.
금장신구 (출처: Pixabay)
전성이 없어 준금속 또는 나쁜 금속이라 불리기도 했던 비소, 아연, 안티모니, 비스무트도 알려졌다. 이들 모두는 아마도 그 존재를 알기 오래전부터 우연히 사용되었다고 추정한다.
르네상스 시대광산 채굴 및 야금학의 최초 교과서는 1540년의 버링구치오(V. Biringuccio)가 만들었는데, 금속에 대한 조사, 용융, 작업 등을 기술하였다.
백금은 금과 은에 이은 세 번째 귀금속으로써, 스페인의 천문학자 울로아(A. de Ulloa)와 동료가 1730년대 중반부터 1740년대 중반까지 8여 년의 노력 끝에 에콰도르에서 발견하였다. 사실, 울로아는 1748년에 금속을 과학적으로 기술한 첫 번째 과학자이기도 하다. 우라늄은 1789년 독일 화학자 클라프로트(M. H. Klaproth)가 우라늄 산화물을 발견한 이후 1841년 프랑스 화학자 펠리고(E.-M. Peligot)가 순수한 금속 형태로 얻을 수 있었다. 뒤이어 베크렐(H. Becquerel)이 1896년 우라늄에 의한 방사능을 발견하였다.
1803년에 스웨덴의 베르셀리우스(J. J. Berzelius)와 동료가 란타넘 계열 금속 중 세륨을 최초로 발견하였는데, 란타넘 계열 금속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여 각각을 분리하기가 어려웠기에 희귀하다고 간주해왔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이들 금속을 각각 분리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현재는 핸드폰, 자석, 레이저, 배터리,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이 시기에 발견된 다른 금속으로는 코발트, 니켈, 망가니즈, 몰리브데넘, 텅스텐, 크로뮴 등이 있고, 그 외에도 팔라듐, 오스뮴, 이리듐, 로듐 등 백금족 금속도 발견되었다.
철강 시대현대의 철강 시대는 1855년 선철(pig iron, 탄소 함유량이 1.7% 이상인 철) 제련을 위해 개발된 베세머(Bessemer) 공정이 도입되면서 시작되었다. 이 공정으로 강철을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연철(wrought iron)을 가공하던 시대를 벗어나게 되었다. 인장 강도과 저렴한 비용에 기인하여 강철은 빌딩, 공구, 선박, 자동차, 기계, 가전 제품 및 무기 등에 주요 성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한편, 1872년에 영국의 클락과 우즈는 오늘날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의 기반이 되는 합금에 대한 특허를 내었다. 이후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부식 방지와 더불어 실용적인 철-크로뮴 합금의 적절한 비율이 밝혀져, 1912년에 영국, 독일, 미국에서 스테인리스 강철 합금의 산업화가 빠르게 일어났다.
2차 세계 대전 이후Fe, Ni, Co, Cr과 미량의 W, Mo, Ta, Nb, Ti, Al이 함유된 초합금(Superalloy)이 650°C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기간 안정하고 부식이나 산화에도 저항하면서 저온에서도 전성을 갖는 특성을 가져 고성능 엔진에 사용되었다.
2차 세계 대전에 원자 폭탄을 사용한 이후, 새로운 원소를 인공으로 합성하려는 노력도 계속되었다. 이들 원소는 모두 금속이고 방사성을 띨 것으로 추정되었고, 1949년에 아메리슘과 알파 입자의 충돌로부터 원자번호 97번 버클륨과 96번 퀴륨이 합성되었다. 이후로도 100번 페르뮴과 101번 멘델레븀부터 117번 테네신과 118번 오가네손에 이르기까지 여러 원소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오가네손이 과연 금속인지 비금속인지 아니면 또 다른 것일지는 아직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비결정성 금속(bulk metallic glasses)은 고체 금속성 재료인데, 원자 수준에서 무질서하여 비결정성 합금이다. 다만 전기 절연체의 유리와는 달리 비결정성 금속은 전기 전도도가 좋은 편이다. 이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매우 빠른 냉각, 물리 증착, 고체상 반응, 이온 조사, 역학적 합금 등을 통해 제작한다. 최초로 보고된 비결정성 금속은 1960년 미국에서 개발된 [Au75Si25] 형태의 합금이다. 현재 비결정 금속의 용도는 강자성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며, 고효율 변압기에서 자성 감소를 줄이는 데에도 쓰인다.
형상 기억 합금(shape-memory alloy, SMA)은 원래의 모양을 기억하였다가 형태가 망가졌을 때 가열하면 원상 복원하는 합금을 칭한다. 1932년에 Au-Cd 합금에서 형상 기억 효과가 최초로 관측되었고, 1962년에 우연히 Ni-Ti 합금(nitinol)이 형상 기억 특성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후 10년이 더 흐르면서 Ni-Ti 합금의 상용화가 진행되어, 로봇, 자동차, 우주, 의료 산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강자성 형상 기억 합금(ferromagnetic SMA)은 강한 자기장에서 형태가 변하는 재료로, 온도 유발 감응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자기 감응성을 가져서 유망하다.
이외에도 현재 준결정성 합금(quasi-crystalline alloys), 복합 금속 합금(complex metallic alloys), 고엔트로피 합금(high entropy alloys) 등의 신소재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금속의 성질
금속은 새로 표면이 드러날 때 광택이 나며, 수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두께를 가지면 불투명하다. 또한, 최외각 껍질의 전자를 쉽게 내놓기에, 이동 가능한 전자구름 속에 금속 이온이 배열된 전자 바다 모형으로 금속의 일반적인 성질을 설명하며, 이러한 형태의 상호 작용을 금속 결합이라 부른다. 금속 결합은 방향성을 갖지 않아,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금속 고체는 부서지거나 깨지지 않고 실처럼 길게 뽑을 수 있는 연성과 판형으로 넓게 펼 수 있는 전성이 있다.
원소 형태 금속은 대부분 비금속보다 밀도가 크지만, 금속마다 그 값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리튬은 금속 중에 가장 밀도(0.534 g/cm3)가 작으며 오스뮴은 가장 밀도(22.59g/cm3)가 크다. 가벼운 금속 중에서 상용되는 금속으로는 마그네슘, 알루미늄, 타이타늄이 있는데 이들 밀도는 각각 1.7, 2.7, 4.5g/cm3이며, 고대에 구조물에 쓰인 철과 구리는 각각 7.9와 8.9 g/cm3의 밀도를 갖는다. 따라서 철로 만든 공은 알루미늄 공보다 약 세 배 무겁다.
전기 및 열적 성질원소 형태의 금속은 망가니즈의 6.9 × 103S/cm부터 은의 6.3 × 105S/cm까지 다양한 전기전도도 값을 갖는다. 이에 비해 붕소와 같은 준금속 반도체는 전기전도도가 1.5 × 10−6S/cm이다. 온도가 높을수록 전도도가 증가하는 준금속과 달리, 금속 원소는 플루토늄을 제외하면 가열할 경우 전기전도도가 감소한다. 플루토늄은 −175 ~ +125°C의 온도 범위에서는 가열 시 전기전도도가 증가한다.
금속의 전자구름의 전자들은 이동성이 매우 커서 열에 의한 진동 에너지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금속은 비교적 좋은 열전도체이다. 금속의 전자가 금속의 열용량과 열전도도에 기여하고 전기전도성을 갖게 하는 것은 모두 자유 전자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화학적 성질금속은 전자를 잃고 양이온이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금속이 공기 중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물을 형성하는데, 반응 속도는 금속에 따라 다양하여 포타슘은 수 초 만에 연소하는 반면 철은 수년에 걸쳐 녹슨다. 한편, 팔라듐, 백금, 금과 같은 금속은 대기 중에서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비금속 산화물이 산성이거나 중성인 데 반하여 일반적으로 금속 산화물은 염기성을 띤다. 예외적으로 CrO3, Mn2O7, OsO4와 같이 산화수가 매우 큰 금속 산화물은 오히려 산성을 띤 반응을 한다.
금속에 대한 페인트칠이나 양극 산화 처리(anodizing) 또는 도금은 모두 부식을 막는 방법이다. 그러나 코팅이 조각나거나 부스러지는 경우에는, 코팅 시 전기화학적 계열에서 반응성이 더 큰 금속이 필요하다. 물과 두 가지 금속은 항상 전기화학 전지를 형성하므로, 보호할 금속보다 반응성이 작은 금속을 이용한 코팅은 오히려 부식을 빠르게 한다.
금속의 사용
금속은 현대 생활의 모든 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거운 금속 중에는 정제 금속의 90%를 차지하는 철이 가장 상용화되어 있으며, 가벼운 금속 중에서는 알루미늄이 철 다음이다. 전기를 전도하는 특성이 좋은 구리는 가정용 전선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백금은 비싸지만, 녹는점이 매우 높고 부식에 강하며 전기전도성과 내구성이 좋다. 폴로늄의 경우는 희귀하고 소량 생산되므로 가장 비싼 금속이다.
또한 금속은 열전도성이 좋아 불 위에서 가열에 사용하는 도구 재료로 유용한데, 과열될 경우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방열체(heat sink)로도 쓰인다. 몇몇 금속은 반사율이 높아 거울로 쓰이고 정밀한 천문학 장비에 사용되거나 금속 보석에 아름다움을 더하기도 한다.
참고 자료
metal Retrieved on 2019-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