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은 심장이 수축한 뒤 대동맥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심장 근육이 이완할 때 대동맥으로부터 좌심실로 혈액이 역류하는 경우를 말한다. 경도의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은 일생 동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중등도 이상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심부전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
원인
대동맥판막은 정상 구조에서 3개의 얇은 소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ㅅ’자 모양을 하고 있다. 정상적인 대동맥판막이 3개의 소엽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남자 아이 약 50명당 1명, 여자 아이 약 100명당 1명 꼴로 선천적 이상으로 첨판이 두 개뿐인 이엽성 대동맥판막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로 인하여 대동맥판막의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이 발생한다. 드물게는 유전병인 마판 증후군(Marfan syndrome)에 의해 판막 기능이 감소하여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선천성 원인 이외에 류마티스성 또는 감염성 심내막염에 의해 판막이 손상되어 발생하거나 대동맥류에 의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이나 베체트 병과 같은 드문 염증성 질환 및 퇴행성 변화에 의해서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퇴행성이 원인인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엽성 대동맥판막
증상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마찬가지로, 경한 경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중증도 이상일 경우에는 피로감, 활동 시 호흡 곤란, 심계항진, 흉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른 판막 질환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경과하면 심장이 확장되면서 심장 기능이 감소하는 심부전증이 발생하게 된다.
진단/검사
환자의 증세 호소와 더불어 신체 검진상 심잡음의 존재로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잡음이 관찰될 경우 심장 초음파를 시행하여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다. 만약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심도자술을 통해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평가하여야 한다.
경흉부 심장 초음파 검사와 경식도 심장 초음파 검사, 심도자술을 통해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평가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심장 초음파 검사의 발달로 대부분의 판막 질환은 심도자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확진할 수 있다.
1) 심장 초음파 검사
대부분의 판막 질환에서 가슴을 통해 검사하는 경흉부 심장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지만, 경흉부 심장 초음파 이미지가 좋지 않거나, 보다 명확한 검사를 위하여 소화기 내시경과 비슷한 방법으로 식도에 탐촉자가 붙어 있는 기구를 삽입하여 식도를 가로질러 심장을 관찰하는 경식도 초음파 검사를 보충해 시행하기도 한다.
2) 심도자술
수술이 필요한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의 확진 및 중증도에 관하여,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에 목적을 둔다. 국소 마취 하에 다리에 있는 혈관(대퇴동맥)을 통해 무균 처리된 가느다란 도관을 넣고, X선 투시를 이용하여 심장 내 각 구역의 압력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대퇴정맥을 통해서 대정맥, 우심방, 우심실, 그리고 폐동맥으로 진행하여 우심을 검사하고 대퇴동맥을 통해서 대동맥과 좌심실로 진행하면서 좌심을 검사한다. 심장 내 압력과 산소포화도는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며, 다른 검사법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이다. 검사 중에는 통증은 거의 없으면 1% 정도에서 도관을 삽입한 하지동맥의 일시적 출혈이나 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최근에는 심장 초음파 검사의 발달로 수술 전에 모든 환자들에서 시행하지는 않으며, 심장 초음파 검사로 얻어진 정보와 임상 정보간에 차이가 있거나, 고령의 환자에서 수술 전에 관상동맥 조영술을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주로 시행한다.
경식도 심초음파 모식도
치료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은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등과 같은 혈관 확장제를 투여한다. 심부전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이뇨제나 강심제를 투여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저염식의 식이 요법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만성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의 경우 심근 기능 이상이 동반될 때까지도 무증상으로 지낼 수 있고, 수술을 시행하더라고 정상 심장 기능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이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중증도 이상의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 환자에서는 6개월에서 1년의 간격을 두고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좌심실의 기능 저하 및 증상 발생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해서는 비록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순환기 내과 전문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다.
수술은 ‘판막 수선술’이나 ‘판막 치환술’을 시행하며, 판막 치환술은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마찬가지로 조직 판막 또는 기계 판막을 사용할 수 있다. 기계 판막을 사용하여 수술한 뒤에는 와파린을 평생 복용하여야 한다.
경과/합병증
경과는 질환의 정도, 치료 여부 및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경도의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하여도 악화되지 않기 때문에 경과 관찰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증도 이상일 경우,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에서 온몸으로 가는 혈류의 장애가 생기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심장이 더욱 세게 수축하면서 심비대가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생리적인 보상 기전이 어느 시점에서 소실되면 심장 근육의 수축력이 저하되어 심부전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예방방법
대동맥판막 질환 발생을 일차적으로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질환이 더 이상 진행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하여 정기적인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대동맥판막 질환을 가진 환자는 담당 순환기내과 전문의의 의견에 잘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이요법/생활가이드
흉통, 실신 등의 증상 발생 시 조속한 시간 내에 응급실을 방문하여 질환이 급격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여야 한다. 합병증으로 심한 심부전이 발생하기 전이라면 규칙적으로 걷는 정도의 운동이 권장된다. 저염식을 통해 체내에 과다한 수분 저류를 막아야 하고,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