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열매
Coffea arabica |
커피나무는 AD 600~800년경 에티오피아 남서쪽 카파주에서 양을 치던 양치기가 발견하였다고 전한다. 양들이 근처에서 자라는 커피나무의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것을 본 양치기는 열매를 먹어 보았는데, 그 결과 이 열매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잠이 깨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열매로 술을 만들어 마셨지만, 13세기경부터는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마시기 시작하였다.
높이는 품종에 따라 6~8m이고 10m 이상 자라기도 하지만, 수확을 위해 지속적으로 가지치기 하기 때문에 보통 2m 이내의 높이를 유지한다. 가지는 옆으로 퍼지고 끝이 처진다. 잎은 가지나 줄기에서 마주나고, 긴 타원 모양이며 두껍고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이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광택이 있다.
꽃은 흰색이고 향기가 있으며 잎겨드랑이에 3~7개씩 모여 달린다. 화관은 지름이 1㎝이고 통 모양이며 끝이 5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꽃이 떨어지면 그 자리에 열매가 맺고 6월~11개월 정도면 익는데 이것을 커피체리(Coffee Cherry)라고 한다. 체리 안에는 생두(Green Bean) 두 쪽이 마주 보고 있다. 체리 안에 한 개의 생두만을 가진 것을 피베리(Peaberry)라고 한다. 일반 생두에 비해 크기가 작고 신맛이 강한 특징이 있다.
커피나무의 종류
커피속의 식물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지방에 약 40종이 자라지만 흔히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와 코페아 카네포라(Coffea Canephora)를 커피 2대 원종이라고 한다. 국제커피협회(ICO)는 커피를 생산지와 품종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국제커피협회에 의한 분류 ]
[ 국제커피협회에 의한 분류 ]품 종 | 생산지 | |
아라비카(Arabica) | 마일드(Mild) | 콜롬비아, 탄자니아, 코스타리카 등 |
브라질(Brazilian) |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 |
로브스타(Robusta) |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
코페아 아라비카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이다. 보통 아라비카 커피(Arabica Coffee)로 부르며 주로 고지대에서 재배되고, 카페인 함량은 1.4% 정도로 낮은 편이다. 재배 조건이 까다로우며 병충해에 취약하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다. 코페아 카네포라는 흔히 로부스타(Robusta)라고 부르며 아프리카 콩고가 원산지이다. 아라비카에 비해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 강하지만 맛과 향이 떨어져 주로 블랜딩(Blending) 커피나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로 쓰인다. 카페인 함량은 아라비카보다 2배 정도 높다.
커피나무의 재배
커피나무는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5도 사이의 열대 지역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을 커피 벨트(Coffee Belt) 또는 커피 존(Coffee Zone)라고 한다. 아라비카(Arabica Coffee)는 까다로운 재배조건을 갖고 있는데 평균 기온은 15~24도 정도가 적합하며, 우기와 건기의 구분이 필요하다. 또한, 유기질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 되는 화산재 토양, 적당한 햇빛, 800m 이상의 고지대일수록 좋다. 반면, 집중호우나 강한 바람은 좋지 않다. 로부스타(Robusta Coffee)는 24~30도 정도의 기온만 유지하면 600m 이하의 웬만한 기후와 토양에서도 경작될 수 있다. 병충해에도 강하여 아라비카보다 재배조건이 덜 까다로운 편이다.
커피나무 재배할 때 유의할 점은 가지치기이다. 커피나무는 그대로 두면 10m 이상까지 자라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영양분을 소모하여 빨리 노쇠할 수 있다. 따라서 5~7년 주기로 가지치기를 해야 안정된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다.
서스테이너블 커피(Sustainable Coffee)
1997년~2002년 사이에 커피 공급량의 증가와 가격의 폭락, 수요 정체 때문에 많은 커피를 생산하고자 과도한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여 환경 파괴가 심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커피 재배 농가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서스테이너블 커피(Sustainable Coffee)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실천방안으로는 유기농커피(Organic Coffee), 셰이딩 커피(Shaded Coffee, 또는 셰이드 그로운 커피 Shade Grown Coffee), 공정무역 커피(Fair Trade Coffee) 등이 있다. 유기농커피는 수질과 토양,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경작하는 커피이다. 멕시코, 콜롬비아 등지의 유기농 커피가 유명하며, 카페인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이딩 커피는 셰이딩은 커피나무 중간 중간에 다른 나무를 심어 커피나무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을 말한다. 셰이딩을 하게 되면 커피 체리(Cherry)의 불량률을 낮춰주며, 잡초 및 해충 발생의 억제, 수분조절, 바람막이 등의 효과가 있다.
커피의 수확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커피나무의 묘목은 모판에서 만들고, 로부스타는 직접 땅에 씨를 뿌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커피나무는 심어진 지 2~4년이 지나면 꽃을 피우고, 그 후 열매의 수확은 아라비카의 경우 6~9개월, 로부스타의 경우 9~11개월 정도에 가능하다. 수확 방법은 가공방식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핸드 피킹(Hand Picking), 스트리핑(Stripping), 기계수확(Mechanical Harvesting) 등이 있다.
[ 커피 수확방법의 종류 ]
[ 커피 수확방법의 종류 ]수확방법특 징핸드피킹 |
습식법을 사용하는 국가에서 사용. 잘 익은 커피 체리만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수확하는 방법. 커피 품질이 우수하지만 비용이 많이 듬. |
스트리핑 |
건식법을 사용하거나, 로부스타를 생산하는 국가에서 사용. 커피나무의 줄기를 따라 손으로 훑어 한 번에 수확하는 방법. 품질은 균일하지 않지만 비용은 줄일 수 있음. |
기계수확 | 브라질, 하와이 같이 인건비가 고가인 지역에서 사용. 커피나무에 진동을 주어 커피 체리를 떨어뜨리게 하는 방법. 선별 수확이 어렵고 사용 가능한 지역이 한정적임. |
커피의 가공
가공방식은 지역, 습도, 일조량, 물 공급 여부에 따라 건식법(Dry Method)과 습식법(Wet Method)으로 나뉜다.
① 건식법(Dry Method, 자연건조법)
특별한 설비가 필요 없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다. 커피 체리를 수확한 후 1차로 키질(Winnowing)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2차로 물을 이용해 위에 뜨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그 후 햇빛에서 2~4주간 골고루 건조한 후 생두를 분리해낸다. 생산 단가가 싸고 친환경적이지만, 품질이 낮고 생두 표면이 고르지 못한 단점이 있다. 또, 제대로 건조가 되지 않으면 생두가 부패하고 맛과 향이 떨어진다. 에티오피아, 예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주로 사용한다.
② 습식법(Wet Method, 수세건조법)
일정한 설비와 기계, 풍부한 물이 필요한 방법이다. 커피 체리를 수확한 후 1차로 이물질을 제거한 후 2차로 물을 이용해 씻어내며 불순물을 제거한다. 그다음 기계를 이용해 커피 체리의 외피와 과육을 벗겨 내는데 이 작업을 펄핑(Pulping)이라고 한다. 펄핑 과정을 거친 후에는 물이 담긴 발효탱크 안으로 옮겨 10~24시간의 발효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끈끈한 점액질이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생두에 붙어 있는 불순물 제거를 위해 깨끗한 물로 씻는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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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된 커피열매 | 생두_파치먼트 | 파치먼트 껍질 | 실버스킨 껍질 |
건조는 건식법과 유사한데 대규모 농장에서는 열풍기나 대형 건조장을 사용한다. 건식법에서는 건조 후 생두를 분리하지만, 습식법에서는 체리에서 생두를 분리해 낸 후 건조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습식법을 사용할 때 생두의 품질이 높고 표면이 깨끗한 장점이 있으나,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콜롬비아, 하와이, 과테말라, 케냐 등지에서 주로 사용한다.
생두의 선별과 분류
건조가 끝난 생두는 크기, 밀도, 함수율(수분 함유율), 색깔(결점두)의 혼합 여부에 따라 선별되어 등급이 나뉜다.
① 생두의 크기 분류(Screening)
고급 생두 중에는 크기가 작은 품종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두의 크기가 클수록 좋은 품질로 인정받는다. 스크린(Screen)이라는 구멍이 뚫린 판 위에 생두를 올린 후 흔들어서 밑으로 빠지게 하는 방법인데, 1 Screen은 통상 1/64inch(약 0.4㎜)이다.
② 생두의 밀도 분류
고지대에서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커피 열매가 천천히 성장하여 밀도가 높은 생두를 수확할 수 있다. 밀도가 높을수록 향미가 깊고 풍부하기 때문에 보통 1,200m 이상 고지대에서 재배된 생두는 고급으로 분류한다. 밀도 분류는 경사진 테이블 위에 생두를 놓고 진동을 통해 무거운 콩을 테이블 위쪽으로 가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③ 생두의 함수율 분류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의 기준에 따르면 9~13%가 적당하다. 함수율은 보통 기계로 측정하며, 10~12%정도의 함수율을 양호한 것으로 분류한다. 잘못된 생두의 보관으로 생두가 부패할 수 있기 때문에 함수율에 따라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생두의 색깔과 결점두 분류
생두는 맑고 깨끗한 청록색일수록 높은 등급으로 분류된다. 품질이 낮거나 오래된 생두일수록 황록색을 띄게 된다. 생두의 색깔을 분류하는 것은 결점두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데 기계를 이용하거나,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