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재배하는 종류를 채소라고 한다. 연하고 독성분이 없는 종류들은 모두 산채로 취급하며, 야생식물 중에서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것은 전국적으로 약 850종류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 주로 풀 종류가 많지만 참죽 ·두릅 ·찔레와 같이 나무의 순을 이용하고, 또 종자식물이 대부분이지만 고사리와 같이 양치식물인 것도 있다. 들에서 흔히 뜯는 종류는 냉이 ·망초 ·달래 ·쑥 ·씀바귀 ·고들빼기 ·미나리 등 잎과 뿌리를 함께 채취하거나 질경이 ·민들레처럼 잎만을 채취하는 것도 있고 때로는 꽃을 따는 것도 있다.
산지로 들어가면 머위 ·미역취 ·고사리 ·고비 ·두릅 ·밀나물 ·잔대 ·삽주 등이 있고, 또 좀더 산속으로 들어가면 미나리냉이 ·얼레지 ·참나물 ·고사리 ·고비 ·더덕 ·도라지 ·모싯대 ·단풍취 ·참취 등 구미를 당기는 종류들이 많다. 요즘은 공해문제가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하여 또다시 산채에 눈을 돌리는 경향이 높아가고 있다.
종류도 지방에 따라 다르며 엄나무의 잎은 어떤 지방에서는 못먹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어떤 곳에서는 개두릅이라고 하여 매우 즐기고 있다. 대부분의 종류가 독성이 없는 종류이지만 독성이 있는 것도 있다. 따라서 잔대나 참나물류는 생으로 먹기도 하나 다소 독성이 있는 것은 삶아서 물에 오랫동안 담갔다가 말려 두고 필요한 때에 쓴다. 고사리가 이 좋은 예이며 사람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소는 이런 방법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 속담에 ‘단오(端午)날 아침에 뜯은 풀은 아무 종류이든 먹을 수 있어도 오후에 뜯은 것은 가려서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이른봄에는 아직 독성이 없으나 시일이 지나면 독성이 강해짐을 말하여 준다.
된장국에 넣은 회잎나무와 화살나무의 새순이나 냉이 등은 농촌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 두릅은 고급 산채로서 당뇨병 환자들이 즐겨 찾는다. 산마늘은 울릉도에서는 맹이라고 하며 이른 봄의 귀중한 산채의 하나이다. 어느 흉년에는 이것으로 연명(延命)을 하였으므로 생명을 구하여 주었다는 뜻으로 명(命)이란 이름이 생겼으나 시일이 지남에 따라서 맹이로 되었다.
전쟁 중에 비행사가 적진(敵陣)에 떨어졌을 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의 하나로서 이상과 같은 산채와 더불어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알아두는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행사들은 이러한 경우에 쓸 수 있는 구생법(救生法)의 훈련을 받아오고 있다.
농민들은 봄철에 산으로 갈 때 된장을 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는 바위떡풀 ·참나물 또는 누룩치 등을 뜯어서 쌈으로 먹고 있다. 강원도의 관광지에서는 산채를 이용한 나물밥으로 손님을 끌고 있는 곳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산채를 요리할 때에 설탕을 약간 첨가하면 채소보다 훨씬 영양가가 높아진다. 산채는 채소에 비하여 당분 외에는 모든 성분을 지니고 있으나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다만 성숙하기 전에 따서 먹거나 삶아 말려서 먹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