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국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냉국
냉국은 여름철에 더위를 식혀 주는 찬 음식으로 우리말로는 ‘찬국’인데 옛 음식책을 보면 ‘창국’으로 표기하기도 하였다. 창(暢)은 ‘화창할 창’으로 청량감을 주는 시원한 국이라는 뜻인 듯하다. 조자호의 『조선요리법』에서는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는 창국이 좋다”고 하였다.
냉국의 건지로는 미역, 김, 오이, 파, 우뭇가사리, 다시마, 가지, 콩나물 등을 쓴다. 보통 건지를 양념하였다가 장국에 식초와 간장(진간장)을 넣어 먹는다. 콩나물냉국은 다른 국과는 달리 콩나물국처럼 끓여서 차게 식혀 먹는다. 콩국도 차게 먹으므로 냉국이라 할 수 있겠지만 대개는 밀국수를 삶아서 말아먹거나 수수경단을 삶아서 넣어 먹는다.
어느 집에서나 가장 즐겨 해 먹는 것이 오이냉국과 미역냉국이다. 오이는 곱게 채썰어 넣는데 상큼한 향과 사각사각 씹는 감촉이 매우 좋아 미역이나 다시마냉국에 곁들여 넣기도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외창국’에 대한 설명이 있다. “어린 외를 씻어 꼭지를 딴 후에 얇게 채를 치고 장과 초와 파와 자총이를 채쳐 한데 넣은 후에 고춧가루를 넣고 한두 시간 절였다가 물을 넣고 간을 맞추어 먹되 식초를 많이 넣는다. 창국 중에 제일 좋다. 속이 들지 않는 외로 골라 얇게 쳐서 먼저 초에다 갖은 고명하여 절인 후에 먹을 때 물을 부어야 외가 떠오르니 국이 아니라 김치처럼 먹기도 한다.”
요즈음 흔히 만드는 오이냉국은 연한 오이를 채썰어 찬물에 식초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서 띄워 맛이 산뜻하지만, 예전에는 냉국에도 기름기 없는 쇠고기 살을 다져 양념하여 볶아서 넣기도 하였다.
미역냉국을 만들 때는 마른 미역을 부드럽게 불려서 그냥 넣거나 기름기 없이 살짝 볶아서 넣는다. 냉국에는 식초를 넣으므로 미역이나 푸른 채소는 색이 변한다. 따라서 먹기 바로 전에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원해야 제맛이 나므로 냉장고에 건지와 국물을 따로 넣어 두었다가 먹을 때 합해서 먹으면 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메역창국’이라 하여 “미역을 좋은 물에 빨아 줄기는 빼고 잘게 뜯어서 장과 기름을 넣고 기름기 없는 고기와 파를 솥에 넣고 주물러 물을 조금 넣고 고기와 미역이 익도록 볶은 후에 퍼내어 식으면 초를 많이 치고 간이 맞도록 물을 넣어 먹는다.”고 하였고, ‘파창국’이라 하여 “실파를 잘게 썰어서 물과 간장(진간장)과 초를 간 맞게 타고 고춧가루와 깨소금을 약간 쳐서 썰어 놓은 파를 넣고 김치 대신 놓는다”고 설명하였다.
여름철에만 쓸 수 있는 재료로는 우무가 있다. 우무묵을 채칼 같은 틀에 눌러서 국수처럼 빼서 식초로 맞춘 국물에 넣고 콩가루를 뿌려 먹는다.
색다른 냉국
북한의 『자랑스런 민족음식』에는 색다른 냉국이 실려 있다. 부루찬국, 쑥갓찬국, 가지찬국, 파찬국, 부추찬국 등이 그것이다. 부루는 상추를 말하는데 상추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짜고 송송 썰어서 장, 고춧가루, 식초에 재웠다가 물을 붓는다. 쑥갓찬국도 만드는 법은 똑같다. 가지찬국은 여린 가지를 쪄서 젓가락으로 찔러 가늘게 가르고 파, 마늘, 고춧가루, 간장(진간장), 식초 등으로 무쳐서 간을 맞춘 장국을 붓는다.
방신영의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는 특이하게 ‘마늘찬국’이 소개되어 있다. 얇게 썬 마늘에 식초를 넣어 30분쯤 재웠다가 다시 설탕물에 20분쯤 재워 채반에 꾸들꾸들하게 말린다. 찬물에 설탕, 간장(진간장), 식초를 타서 마늘을 띄워 먹는데 맛도 좋다. 마늘냉국은 다른 냉국처럼 바로 만들 수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앞에서 깨국수를 설명할 때도 나왔지만 여름철 특별히 해먹는 보신음식으로 깻국탕(임자수탕)이라는 냉국이 있다. 닭을 삶아서 살은 따로 찢어 놓고 차게 식힌 국물에 볶은 흰깨를 갈아서 간을 맞추고 닭살과 고기 완자, 오이, 표고 등을 건지로 넣은 깻국이다. 삶은 전복이나 불린 해삼을 얇게 저며서 넣기도 한다.
조리법
여름철에 더위를 식혀 주는 찬 음식으로 우리말로는 ‘찬국’인데 옛 음식책에서는 ‘창국’이라 했다. 미역, 김, 오이, 파, 우뭇가사리, 다시마, 가지, 콩나물을 건지로 쓴다. 임자수탕이라는 깻국탕도 있다.
미역냉국
미역냉국(위), 오이냉국(아래)
재료(4인분)
마른 미역 50g, 쇠고기 100g, 다홍고추 ½개, 물 6컵,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 1큰술, 식초 4큰술, 소금 적량
(가) 간장(진간장) 1큰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마른 미역은 물에 재빨리 씻어서 물을 부어 불려 줄기를 떼어 내고 4cm 길이로 썬다.
2. 기름기 없는 살로 곱게 채로 다진 쇠고기를 (가)의 양념으로 고루 무쳐서 냄비에 기름을 두르지 말고 볶아서 식힌다.
3. 미역은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으로 고루 무치고, 다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4. 볶은 고기와 미역을 합하여, 물에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과 식초를 타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붓는다.
5. 차게 식힌 대접이나 유리 그릇에 냉국을 담고 고추를 고명으로 얹는다.
오이냉국
재료(4인분)
오이(중) 2개, 파 1뿌리, 다홍고추 ½개, 물 6컵, 식초 4큰술,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 1큰술, 소금 적량
(가)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설탕 ½작은술, 깨소금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서 얇게 어슷썰기한 다음 가늘게 채썬다.
2. 파는 흰 부분을 곱게 채썰고, 마늘은 곱게 다지고, 다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3. 썬 오이에 (가)로 고루 양념하여 숨이 죽을 때까지 잠시 절인다.
4. 끓여 식힌 물에 식초를 타서 ③에 붓고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5. 차게 식힌 대접이나 유리 그릇에 냉국을 담고 고추를 고명으로 얹는다.
임자수탕
임자수탕
재료(4인분)
닭 반 마리(600g), 물 15컵, 파 1뿌리, 마늘 2쪽, 생강 1톨, 흰깨 1컵, 소금 적량, 흰 후춧가루 약간, 쇠고기 100g, 달걀 3개, 미나리 50g, 밀가루·식용유 적량, 오이 ½개, 마른 표고 2개, 다홍고추 1개
(가) 소금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닭을 깨끗이 씻어서 삶는다. 도중에 파, 마늘, 생강을 크게 저며서 넣고 무르게 삶아 살은 건져서 결대로 가르고 국물은 차게 해서 기름을 걷는다.
2. 블렌더에 볶은 흰깨를 곱게 갈아서 닭 국물을 조금씩 부어 체에 걸러 깻국을 만들고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3. 쇠고기는 곱게 다져서 (가)로 양념하여 직경 1.5cm의 완자로 빚어 밀가루, 달걀의 순으로 옷을 입혀서 번철에 지진다. 미나리는 다듬어서 가는 대꼬치에 꿰어 초대를 부친다.
4. 달걀 2개는 노른자와 흰자로 나누어 소금을 약간 넣고 얇게 지단을 부쳐서 2cm×4cm 되게 골패형으로 썬다.
5. 오이는 소금으로 비벼서 씻어 껍질을 도톰하게 벗기고 표고는 불려서 기둥을 떼고, 다홍고추는 갈라서 씨를 뺀다. 각각 지단과 같은 골패형으로 썰어서 녹말가루를 살짝 묻혀 끓는 물에 데쳐 내고 바로 냉수에 헹구어 건진다.
6. 대접에 닭 살을 놓고 준비한 지단, 완자, 초대와 채소 등을 얹어 ②의 찬 깻국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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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냉국오이와 미역 등을 원료로 차게 만들어 여름철에 먹는 국을 냉국 또는 ‘찬국’이라고 한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