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꼬리제비나비 번데기
이 시기에는 먹이를 취하지 못하고 대개는 자극을 주지 않으면 운동하지 않으며 배설도 하지 않으므로 몸무게도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동안에 체내에서는 유충조직의 퇴화와 성충조직의 생성이 진행되므로 얇은 피부의 번데기를 관찰하면 성충의 형질이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번데기는 유충과는 현저하게 다르며 유충이 탈피하여 번데기가 되는 것을 용화(蛹化)라고 하며, 용체 내의 성충분화가 완성되어 탈피에 의하여 성충이 나타나는 것을 우화(羽化)라고 한다. 이 일련의 변화가 변태호르몬(엑디손)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는 것은 누에와 그 밖의 곤충의 실험적 연구에 의하여 밝혀져 있다. 번데기의 형태나 기능적 상태는 곤충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는 정지적이지만 뿔잠자리류[脈翅類]의 약대벌레 ·뱀잠자리 ·풀잠자리 등과 같이 걷거나, 날도래의 일부와 같이 헤엄치는 것도 있고, 모기나 깔따구의 번데기(장구벌레)와 같이 꼬리를 흔들며 물 속에서 운동하는 것도 있다. 또 땅속이나 식물체 속으로 들어가는 번데기도 다소 운동을 하는 것이 있다.
번데기의 상태에 의한 구별로는 나용(裸蛹) ·피용(被蛹) ·위용(圍蛹)의 세 가지가 있다. 나용이란 더듬이 ·날개 ·다리 등 부속물이 몸에 고착하지 않고 떨어져 있는 것이며, 피용은 보다 단단하며 더듬이 등의 부속물이 완전히 몸에 고착되어 있는 것이다. 또 위용이란 최후의 유충기의 피부가 경화(硬化)하여 흑색 또는 갈색이 되고,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되는 것을 말한다. 피용은 고등한 나비 ·나방이나 파리류[雙翅類]의 일부(각다귀 등), 그리고 딱정벌레의 일부와 개미살이좀벌에서 볼 수 있으며, 위용은 집파리 등의 파리류에서 볼 수 있다. 나용은 가장 많은 종류에서 볼 수 있는 형으로 가장 운동력이 많다. 그리고 용화는 대부분 고치 안이나 흙 속, 식물체 내 등에 있는 용실(蛹室) 안에서 일어난다.